미국 플로리다의 산호초가 기후변화로 사실상 멸종단계에 이르렀다.
24일 미국 해양대기청(NOAA)과 시카고의 셰드수족관 연구팀은 플로리다주 해안에 서식하는 엘크혼산호와 사슴뿔산호가 기능적 멸종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기능적 멸종이란 개체수가 너무 적어 자연번식이 불가능한 상태를 뜻한다.
이 지역의 산호는 이미 질병, 오염, 허리케인 등 다양한 요인으로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있었다. 그런데 지난 2023년 플로리다주에 발생한 유례없는 해양 열파 현상으로 치명타를 입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 시기 여름철 해수 온도가 32℃를 넘으며 15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 고온은 약 3개월간 지속됐다.
열 스트레스는 산호를 죽이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열 스트레스에 노출된 산호는 색과 에너지를 제공하는 조류를 방출하며 하얗게 변하면서 백화 현상이 일어난다. 이는 온도가 정상으로 돌아오면 회복할 수 있지만, 더위가 강하고 오래 지속될 경우 산호가 폐사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연구팀은 미국 남서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드라이 토르투가스와 플로리다키스 제도부터 주 동부 해안의 세인트 루시 인렛 지점까지 약 563km에 걸쳐 사슴뿔산호, 엘크혼산호 등 아크로포라 산호 약 5만2300마리의 생태 현황을 직접 조사했다. 조사는 2023년부터 2024년 3월까지 이뤄졌다.
그 결과, 산호 군집의 98~100%가 모두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지역 북쪽에 위치한 일부 군집은 남아있지만, 질병과 폭풍 등의 위험에 취약한 상태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보고서는 플로리다의 아크로포라 산호의 자연회복 가능성이 낮다고 결론지었다. 과학자들은 산호를 인위적으로 키워 개체수를 늘리려 시도하고 있지만 성공 여부는 향후 백화 현상의 빈도와 심각성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예측에 따르면 2040년까지 매년 심각한 백화 현상이 발생하고 해양 온난화가 심해지면서 다른 산호종도 죽을 가능성이 높다. 보고서는 향후 수십 년에 걸쳐 카리브해 전체에서 여러 산호종이 완전히 멸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저자인 로스 커닝 셰드수족관 생물학자는 "일부 산호는 남아있지만 더 이상 군집을 형성하는 등 생태학적 기능을 할 만큼 밀도가 높지않다"며 "산호초의 멸종은 생태계 다양성을 떨어트리고 산호초에 의존하는 생물들도 사라지는 등 연쇄적인 영향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여기에 산호가 사라지면 해안의 폭풍이나 침식 피해도 늘어난다고 그는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보고서가 "전세계 산호초의 미래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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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나윤 기자 jamini2010@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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