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10만달러가 붕괴됐다. 4개월만이다.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와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매도세가 이어진 탓이다. 비트코인뿐 아니라 대부분의 알트코인들도 52주 신저가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약 7% 떨어진 9만9306달러(약 1억422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6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인 12만6210달러와 비교하면 한달 사이에 21%나 떨어졌다.
코인시장에 칼바람이 부는 것은 지난 6월 22일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했던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중동지역 긴장이 고조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코인가격이 일제히 떨어졌다.
비트코인 하락세는 국내 거래소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빗썸, 업비트에서는 5일 오전 10시 2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12.8% 떨어진 약 1억4690만원, 이더리움은 14%가량 하락한 약 473만에 거래되고 있다. 리플(XRP)의 하락폭은 최근 일주일간 약 14%에 달했고 현재는 약 32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암호화폐 가격이 줄줄이 떨어지는 이유는 미중 갈등에서 비롯된 글로벌 정세 불안정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APEC 정상회의에 앞서 김해공항에서 정상회담을 했지만 구조적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연장시켰다. 이밖에도 고금리 장기화 우려, 미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 등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자들은 위험자산 회피에 나섰고, 암호화폐는 매도세가 강해지면서 가격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의 급등세가 소강된 영향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AI 투자자 상당수가 가상자산 투자자이기도 해 비트코인과 나스닥이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며 "최근 AI 관련 기술주의 조정과 발맞춰 하락세가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전날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은 2% 이상 하락 마감했고, AI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팔란티어는 장중 10%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추가하락 가능성을 예고했다. 이더리움 기반 스테이블코인 플랫폼 코덱스 설립자 하오난 리는 CNBC 인터뷰에서 "스테이블코인 성장, 거래량 증가, 기관 투자자들의 가치 저장수단으로 주목받는 등 여러 호재가 있음에도 암호화폐 시장은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며 "글로벌 거시경제에서 여러 악재가 겹치자 좋은 소식에도 불구하고 하락세가 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드 엔겔 컴패스포인트 분석가는 보고서를 통해 "장기 보유자들이 지난 10월 강세장에서부터 시작된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기 보유자들도 버티지 못하고 매도세에 동참하면 하방 위험은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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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인준 기자 injun94@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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