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재난채권(재해채권) 시장규모가 역대급으로 늘었다. 기후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보험사의 위험 이전 수요와 투자자의 분산 투자 욕구가 맞물리면서, 한때 틈새시장으로 여겨졌던 재난채권이 주류 금융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2일(현지시간) 데이터전문업체 'Artemis.bm'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재난채권 발행액 규모는 256억달러로, 2024년 177억달러보다 45% 급증했다. 거래 건수도 122건으로 종전 최고치였던 2023년의 95건을 넘어섰고, 신규 발행 주체만 15곳이 생겼다.
세계 최대 재보험사 가운데 하나인 '스위스리'(Swiss Re)의 보험연계증권(ILS) 구조화 책임자 앤디 팔머는 "지난해 발행 규모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수준으로, 모든 지표에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며 "대형 거래가 늘고 신규 스폰서가 등장하면서 위험 이전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발행액이 200억달러까지 늘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재난채권은 지진, 홍수 등 대형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 보험사와 재보험사가 투자자 자금을 활용해 손실을 보전하는 금융상품이다. 1990년대 도입돼 전세계 재보험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캣본드'(CAT bond)로도 불린다.
재난채권의 장점은 평상시 주식에 가까운 수익률을 낼 수 있고, 변동성 및 기존 금융시장과의 상관관계가 낮다는 점이다. 여기에 최근 기후위기로 재해 빈도가 잦아지면서 이에 대한 투자자 관심도 커지고 있다.
Artemis.bm의 소유주 겸 편집장인 스티브 에번스는 "지난해 다수의 재난채권 펀드가 3년 연속 두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한 점이 투자 수요를 자극했다"며 "올해 만기 도래 자금이 다시 시장에 재투입될 가능성이 커 발행 흐름은 당분간 활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올들어 집계된 신규 발행은 아직 6억8000만달러 수준이지만, 향후 몇 주 내 20억달러 이상이 추가로 성사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투자사 '세이지 어드바이저리 서비스'(Sage Advisory Services)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 밥 스미스는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재난채권은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MPT)의 교과서"라며 "현재 시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대체 투자 수단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신용평가사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했다. 피치는 올해 대체 재보험 자본시장의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투자 자금 유입이 늘어 수익률이 압박받을 가능성을 경고했다.
피치는 "2025년 캘리포니아 산불에도 손실이 관리 가능한 수준에 머물며 두 자릿수 수익률이 유지됐다"며 "수익률은 다른 자산 대비 유지되겠지만 투자자들이 성과를 재투자해 자본 유입이 늘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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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나윤 기자 jamini2010@newstree.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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