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유조선을 직접 공격하면서 기름 유출로 인한 해양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영국 해상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최근 이란의 공격으로 페르시아만 북부에서 유조선 선체가 파손됐다. UKMTO는 이 공격으로 선박 연료탱크의 기름이 바다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쿠웨이트 무바라크 알-카비르 해안에 정박중이던 유조선도 폭발하면서 기름 유출이 관측됐다. 이 폭발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폭발 직후 소형 선박들이 빠르게 현장을 떠나는 것이 목격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공격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기름 유출 사고가 이어지자 글로벌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전쟁이 세계 경제뿐 아니라 환경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에는 현재 대형 유조선 85척이 밀집 운항중인 것으로 확인된다"며 "전쟁이 이어질 경우 대형 해양오염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시한폭탄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석유량만 210억ℓ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많은 기름이 해양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얘기다.
기름이 유출되면 해양 생태계는 완전히 망가진다. 해수면에 두꺼운 기름막이 형성돼 햇빛과 산소가 차단되면서 플랑크톤, 해초 등 기초 생태계가 훼손되고, 원유에 포함된 독성물질이 해양 생물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기름이 파도에 밀려 해안, 갯벌에 축적되면 수십간 영향이 지속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7년 태안 앞바다에서 선박 충돌로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한 뒤 자연회복 가능한 수준까지 복구되는데 7년이 걸렸다. 당시 수십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해안가 기름을 걷어내는 작업을 진행한 덕분에 그나마 복구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입지적 특성이 기름 유출에 의한 해양오염 문제를 더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세계 해상 석유 수송량의 20%에 달하는 유조선들이 해협을 오가기 때문에 해양오염이 발생해도 처리작업을 위해 지역을 봉쇄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우려대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까지 부설하게 된다면 바다를 정화하는데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다만 지금까지 확인된 기름 유출은 대부분 화재로 이어지면서 심각한 수준의 해양오염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유조선이 직접 공격받는 상황 자체가 이례적인 만큼, 전문가들은 전쟁 장기화가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환경 측면에서도 큰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과 인접 해역은 산호초 군락, 맹그로브 숲, 해초 군락 등 바다의 숲이 많다"며 "이는 중동지역 전쟁이 지역사회뿐 아니라 전세계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셈"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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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인준 기자 injun94@newstree.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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