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총' 시즌 자사주 소각 서두르는 기업들...기업가치 개선될까?

경제 / 김혜지 기자 / 2026-03-13 16:21:56
▲SK와 삼성전자 ©newstree

3월 '슈퍼주총'을 앞두고 기업들이 앞다퉈 자사주 소각에 나서고 있다. 3차 상법 개정안이 지난 2월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상장사들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모두 소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사주제 운영 등 일부 예외는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기업은 취득한 자사주를 1년 내 처분하거나 소각하지 않으면 위법대상이 된다. 

그동안 기업들은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자사주를 대량 보유해왔지만 이는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문제로 꾸준히 지적됐다. 이에 국회가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 용도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법을 개정함에 따라, 대기업과 금융사 등 상장사들은 정기주총 이전에 서둘러 자사주 처분을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SK㈜는 지난 10일 자사주 1469만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이는 5조원 규모로, 발행주식의 약 20%에 이른다. 같은날 SK네트웍스도 발행주식의 약 9.4%에 해당하는 자사주 2071만주 소각을 결정했다. 그 다음날인 11일 한화도 445만816주(약 1264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에 나섰다. 앞서 롯데지주는 지난 2월말 자사주 241만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지난해말 기준 1억543만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중 8700만주를 소각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13일 종가 기준으로 약 16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현대차는 약 138만주 규모 자사주 소각을 진행했으며, 기아 역시 자사주 99만주를 소각했다. 포스코홀딩스도 자사주 200만주를 소각하며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도 올 상반기중으로 자사주 100만주를 소각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발표했다.

LG전자도 지난달 12일 보유 자사주를 소각해 감자를 결정했다. LG전자는 보통주 1749주 및 우선주 4693주 감자키로 함에 따라, 자본금은 기존 9041억6903만원에서 9041억3682만원으로 소폭 감소한다. 발행주식수는 보통주 1억6288만4638주∙우선주 1718만1299주로 줄어든다.

남양유업도 지난 12일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해 전량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31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 패키지도 제시했다. 셀트리온도 자사주 911만주를 소각한다고 이달 5일 밝혔다. 약 1조9268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KCC도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의 77%를 소각하겠다고 발표했고, 빙그레도 약 64억원 규모의 자사주 28만6672주를 소각하겠다고 지난 11일 공시했다. 

금융권에서도 자사주 소각이 확산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약 6296만주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고, DB손해보험은 388만3651주, 키움증권은 69만주, SK증권은 1000만주 규모의 자사주 소각에 나섰다.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등 금융지주들도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기업들이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주식수가 줄어들어 주당순이익(EPS)와 자기자본이익률(ROE)가 상승하면서 주주가치가 오르게 된다. 실제로 중동 전쟁으로 증시가 불안정한 가운데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을 줄줄이 발표하면서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기업들이 배당성향을 대폭 확대한 주주환원 프로그램도 내놓으면서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기업들의 이같은 기조변화는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을 증시로 이동시키기 위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환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이재명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에 따른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주식시장 관리감독 강화정책과 연이은 상법 개정에 힘입어 정권 출범 8개월만에 코스피5000을 돌파했다. 기업의 자사주 소각과 주주환원 정책은 이 흐름의 자양분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자사주 소각이 단기적인 주가 부양을 넘어 장기적인 기업가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소각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안정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자리 잡아야 기업가치 제고 효과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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