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가 유럽연합(EU) 규모를 훨씬 능가하는 221기가와트(GW) 규모의 배터리저장장치(ESS)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싱크탱크 엠버(Ember)가 8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튀르키예 정부는 최근 33기가와트(GW)가 넘는 배터리저장장치(ESS) 구축사업을 승인했다. 이는 유럽에서 ESS 도입을 선도해온 독일이 확보하고 있는 12~13GW 규모보다 거의 3배 많은 수준이다.
ESS는 풍력과 태양광처럼 날씨에 따라 출력이 달라지는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보완하는 핵심 전력설비다. 풍력과 태양광을 통해 생산된 전기를 ESS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튀르키예가 배터리 용량을 이렇게까지 확대할 수 있었던 데는 지난 2022년부터 시행한 제도 덕분이다. 당시 튀르키예 정부는 재생에너지 설비와 동일한 규모의 배터리저장장치를 함께 설치할 경우 전력망 접속을 우선적으로 허용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면서 사업 신청이 급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우푹 알파르슬란은 "튀르키예의 이 제도가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낸 계기가 됐다"며 "계획대로 배터리 용량이 설치될 경우에 튀르키예는 새로운 청정에너지의 허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튀르키예에서 추진되는 배터리 구축 프로젝트는 총 221GW 규모에 달하며, 이 가운데 33GW가 이번에 승인됐다. 이는 현재 튀르키예 풍력·태양광 설비 용량의 약 8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환경학 교수 그레그 네멧은 "지난 10년간 태양광과 배터리 비용이 약 90% 가까이 하락했다"며 "저렴한 재생에너지와 저장기술이 결합되면서 저비용·청정·안정적인 에너지 시스템 구축 기회가 커졌다"고 말했다.
튀르키예는 현재 전체 전력의 약 20%를 풍력과 태양광으로 생산하고 있다. 현재 약 40GW의 재생에너지 설비를 확보하고 있는 튀르키예는 2035년까지 풍력·태양광 설비를 120GW로 확대할 계획이다. 10년 내에 3배 늘리겠다는 것이다.
ESS 확대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있다. 인허가 지연과 전력시장 가격의존 구조 그리고 대규모 수력발전으로 인해 대형 저장장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 등이 향후 노력해야 할 점들로 지적된다.
튀르키예는 유럽과 지리적으로 인접하지만 EU 회원국은 아니다. EU는 민주주의, 법치주의, 사법 독립, 인권 보장 등 엄격한 가입 기준을 요구하고 있으며, 튀르키예는 1987년 가입을 신청해 2005년 협상을 시작했지만 인권과 제도 기준 미흡, 키프로스 분쟁, 일부 회원국 반대 등으로 협상이 교착 상태에 있다.
이처럼 제도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EU에 가입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튀르키예는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는 오히려 유럽보다 빠른 속도를 보이며 별도의 경로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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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상민 기자 sangmin@newstree.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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