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육류 소비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이 한 국가의 연간 배출량에 맞먹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연구팀은 미국 전역의 주요 도시 3531곳을 대상으로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 소비로 인한 탄소배출량을 공급망 전체로 추적한 결과, 연간 약 3억2900만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영국과 이탈리아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연구팀은 도시민이 직접 소비하는 과정뿐 아니라 사료 재배, 가축 사육, 도축·가공, 냉장 유통과 운송 등 생산·공급 전 단계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을 모두 합상한 것이다. 그 결과, 육류 소비로 인한 배출량은 미국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약 5%에 달했다.
도시별 차이도 뚜렷했다. 중서부와 남부 지역은 쇠고기 소비가 많고, 생산지와의 거리가 멀수록 '탄소 발굽(Carbon Hoofprint)'이 높았다. 반면 해안지역 일부 대도시는 채식 중심 식단과 지역식품 소비 비중이 높아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구를 이끈 벤저민 골드스타인 박사는 "도시는 탄소중립의 핵심무대"라며 "쇠고기 소비를 30% 줄이고 음식물 쓰레기를 절반으로 줄이는 것만으로도 연간 5000만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후대응의 초점을 에너지와 교통에서 식생활 전환과 소비문화 개선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탄소중립은 식탁 위에서도 시작된다"며 시민의 식습관 변화가 가장 손쉬운 기후행동임을 강조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Nature Climate Change)' 10월 20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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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지 기자 gpwl0218@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