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농작물 해충의 발생 범위와 활동기간이 늘어나면서 전세계 식량손실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기온 상승과 강수 패턴 변화로 해충이 과거보다 넓은 지역에서 더 오래 활동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겨울철 기온이 높아지며 해충의 월동 성공률이 증가하고, 번식주기도 짧아지면서 피해가 특정계절에 국한되지 않고 연중 지속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밀·옥수수·쌀 등 주요 곡물에서 피해가 두드러진다. 평균기온이 상승할수록 해충의 먹이섭취량이 증가하고, 작물 생육 시기와 해충 활동 시기가 겹치는 기간도 길어져 수확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일부 지역에서는 병해충 방제 비용이 증가하며 농가 부담이 가중되는 양상도 확인됐다.
해충 확산은 농업 생산 문제를 넘어 식량 안보와 가격 변동성으로 연결될 수 있다. 주요 작물 생산량이 불안정해질 경우 국제 곡물 시장의 변동 폭이 커지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충격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디언은 기후변화가 해충 피해를 키우는 메커니즘이 복합적이라고 전했다. 온도 상승은 해충의 서식 가능지역을 북쪽이나 고지대로 확장시키고, 강수 패턴 변화는 작물의 스트레스를 높여 해충에 대한 저항력을 약화시킨다. 여기에 이상고온과 가뭄, 집중호우가 반복되면서 기존 방제체계의 효과가 떨어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충 문제를 기후변화의 부수적 현상이 아닌 농업·식량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위험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후 예측정보를 반영한 방제 전략과 내병성 품종개발, 지역별 맞춤 대응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식량 손실 규모는 더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저소득 국가와 농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기후변화에 따른 해충 피해가 식량 접근성 악화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적 대응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 가디언은 기후변화에 따른 해충 확산이 기존 농업관리체계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정 해충을 전제로 설계된 방제 방식이 기후 조건 변화로 효과를 잃고 있으며, 지역간 확산 속도 역시 빨라져 단일 국가 차원의 대응만으로는 피해를 통제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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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지 기자 gpwl0218@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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