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급증에 전력수요 2배...英 '2030 탈탄소' 적신호

세계 / 김나윤 기자 / 2026-02-24 15:45:56
(사진=언스플래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붐이 전력 수요를 폭증시키면서 영국의 '2030 탈탄소' 전략에 비상등이 켜졌다. 신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요구하는 전력 규모가 현재 영국의 최대 전력 수요를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영국 에너지 규제기관 오프젬(Ofgem)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기관이 검토 중인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은 약 140건이다. 이들이 필요로 하는 전력은 총 50기가와트(GW)로, 영국의 현재 최대 전력 수요(약 45GW)보다 5GW 많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2024년 1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전력망 연결 신청이 급증했으며, 그 상당수가 데이터센터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의 가장 낙관적인 수요 전망치마저 넘어서는 수준이다.
  
문제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전력망 연결 속도가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 정부는 2030년까지 탈탄소 전력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전력망 여력이 AI 데이터센터에 우선 배분될 경우 탈탄소 핵심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력 수요 급증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부담을 가한다. 영국은 이미 높은 전기요금과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화석연료 발전 의존도를 높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가디언은 영국 링컨셔 엘셤 지역에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하나만 해도 완공될 경우 국제공항 5곳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기업과 일부 전문가들은 AI가 전력망 효율 개선이나 탈탄소 기술 개발 가속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화석연료 사용 확대를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더 크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오프젬은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연결 작업으로 전력망 병목 현상이 심해지면 탈탄소와 경제성장에 핵심이 되는 다른 프로젝트들이 지연될 수 있다"며 특히 일부 재정이 부실하고 현실화 가능성이 낮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전력망 대기열을 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AI 산업 육성을 위해 신속한 인허가와 에너지 접근을 지원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하지만 전력망 병목 현상이 심화되면 해당 정책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다.
 
오프젬은 데이터센터 개발사에 대해 엄격한 재정 요건을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전력망 접속 신청 시 보증금이나 환불 불가 수수료를 부과해 자금력이 부족한 프로젝트가 신청 단계에서 걸러지도록 하는 방안이다. 또 개발사가 자체적으로 전력망 연결 설비를 구축하고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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