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지구온난화를 1.5℃ 이내로 억제하기로 합의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025년까지의 파리협약 첫 목표 달성이 불가능해졌다"며 "현재 각국의 탄소감축 계획으로는 1.5℃ 이내로 억제는커녕 2.4~2.6℃ 상승도 막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유엔 기후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보다 1.3%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타임지는 지난 10월말 발간된 유환환경계획(UNEF)의 '배출격차 보고서(Emissions Gap Report 2025)'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2035년 NDC 종합보고서'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라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는 여전히 화석연료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주요 20개국(G20)의 절반 이상이 여전히 석탄발전소 신규 허가를 유지하고 있고, 화석연료 보조금 규모도 1조달러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선진국은 산업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개발도상국은 성장 압박을 핑계로 탄소감축을 미루면서 '약속은 많고 실천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인류는 지구온난화를 1.5℃ 이내로 제한하는 데 실패했다"며 "그 결과로 닥칠 파괴적인 기후재앙은 이제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각국 정상들이 배출 감축을 미룰수록 아마존, 북극, 바다 등에서 재앙의 위험이 커진다"며 "이제는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특히 이달 10~21일 브라질 벨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기후정책의 방향을 바꿀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짚으면서 "티핑포인트를 피하려면 가능한 한 빨리 배출량을 줄이고, 목표 초과치를 완화할 새로운 경로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파리협약에 따라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제출한 국가는 전세계 197개국 가운데 62개국뿐이다. 파리협약 탈퇴를 선언한 미국은 당연히 제출하지 않았고,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은 감축폭이 미미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구테흐스는 "1.5℃ 목표를 달성하려면 전세계 배출량을 60% 줄여야 하지만, 현재 각국의 계획을 합산하면 10% 감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현지 언론은 "이제는 새로운 약속이 아니라 실행 가능한 계획이 필요하다"며 "국가별 목표 대신 에너지·교통·산업 부문별로 명확한 감축체계를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기후위기는 환경 문제가 아니라 경제·보건·식량 위기와 얽힌 복합위기"라며 "각국이 기후계획을 전면적으로 재설계하지 않는다면, 파리협약은 단지 이름만 남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COP30이 1.5℃를 되살릴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난 10년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시기였으며, 2025년 역시 기록적인 고온이 이어진 해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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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지 기자 gpwl0218@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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