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지난해 산림벌채보다 산불로 인해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 공동연구센터(JRC)는 지난해 330만헥타르(ha)에 달하는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산불로 인해 약 7억9100만톤(tCO2eq)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했다는 연구논문을 발표했다고 미국 과학매체 EOS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1년에 산불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약 1억1700만톤이었는데 지난해는 이보다 7배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산불 발생량이 2023년에 비해 42% 증가한 탓이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에 따르면 지난해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발생한 산불은 무려 14만328건에 달했다.
그러다보니 산불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처음으로 벌채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앞섰다. 지난해 산림벌채로 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6억2500만톤이었다. 브라질 정부가 산림벌채에 대해 강력하게 단속하면서 벌채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년 사이에 4억톤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아마존에서 산불이 급증한 원인은 '기후변화'로 지목되고 있다. 엘니뇨 현상으로 역대 최악의 가뭄이 발생해 강과 습지, 토양 내 수분이 평년보다 50% 이상 줄었고, 마른 숲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대형 산불로 빈번해졌다. 여기에 기후변화로 농작물 작황 악화 등 생존을 위협 받은 농민들이 열대우림으로 들어가 화전민이 되면서 숲에 불을 지르는 사례가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산불에 훼손된 산림은 탄소를 흡수하는 숲으로서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열대우림이 오히려 '탄소배출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잿더미가 된 숲이 복원되는 최대 7년간 탄소를 방출하는 데다, 한번 훼손된 숲은 건조화와 가연성이 증가되기 때문에 더 큰 산불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고 짚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는 아마존의 열대우림이 탄소흡수원이 아닌 '배출원'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아마존 산불로 인해 브라질 대기오염은 심각한 수준이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브라질 연구기관들과 함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아마존 주요 도시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보다 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산불 피해가 컸던 지난해는 무려 20배 이상 높았다. 중국 베이징, 미국 뉴욕 등 세계 주요 도시보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대기오염이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초미세먼지는 호흡기 질환, 뇌출혈 등을 불러올 수 있어 주민들의 건강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기후변화로 인해 늘어난 산불이 탄소를 뿜어내는 것뿐만 아니라 인류의 목숨마저 위협하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클레망 부르고앵 JRC 과학담당관은 "산불로 인한 탄소배출량 증가는 '이례적 사건'이 아니라 새롭게 다가오는 현실"이라며 "이제 기후위기 대응 의제에 '산불에 의한 산림 훼손'도 포함시켜 산불 대응체계와 정책 강화를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한편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는 이달 10일부터 21일까지 아마존 끝자락에 있는 브라질 벨렘에서 열린다. 이번 기후총회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 198개국이 참가하며, △온실가스 감축 이행 가속화 △기후정의와 보상 △에너지 전환과 산림보호 △기후금융 확대 등을 핵심의제로 논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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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인준 기자 injun94@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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