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유고래가 동료의 출산을 돕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 외에 출산을 보조하는 행동이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래의 소리를 번역하는 비영리연구단체 '세티(CETI) 프로젝트' 연구진은 향유고래 동료들이 출산을 돕고 갓 태어난 새끼를 보살피는 장면을 지난 27일(현지시간) 공개했다. 향유고래의 이같은 장면이 촬영된 것은 처음이다.
연구진은 지난 2023년 7월 북대서양 카리브해 도미니카 앞바다에서 암컷 향유고래 11마리가 수면에 모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런데 무리 사이에서 갑자기 핏물이 솟구치며 바다가 붉게 물드는 장면을 목격했다. 30여분 후 작은 꼬리지느러미가 수면에 모습을 드러냈다. 갓 태어난 새끼 향유고래였다.
암컷 10마리는 출산하는 고래 주변을 새끼가 태어날 때까지 바짝 붙어있었다. 또 새끼가 태어난 직후 암컷들은 돌아가면서 새끼를 수면위로 들어올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갓 태어난 새끼는 부력이 충분하지 않아 스스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없기 때문에 호흡을 위해 돌보는 것으로 보였다.
이 지역 향유고래는 2개의 모계 혈통으로 무리가 나눠져 있는데, 평소에는 별도로 먹이활동을 하면서 사회적 경계가 뚜렷히 구분돼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그러나 새끼를 출산하는 경우에는 사회적 경계와 상관없이 서로 돕는 모습이 관찰된 것이다.
출산이 끝나고도 한동안 암컷들끼리 역할을 분담해 육아를 돕는 모습을 보였다. 어미 고래가 자리를 비우면 다른 고래가 새끼를 돌보는 보모 역할을 하고, 새끼의 할머니격인 고래를 비롯한 고령의 개체들이 무리 주변에서 대열을 형성해 새끼를 지키는 울타리를 만든 채 움직였다.
셰인 게로 세티 프로젝트 수석 생물학자는 "이번 연구는 영장류가 아닌 동물에게서 출산 보조 행동이 확인된 첫 증거"라며 "출산을 돕는 행동은 한때 인간에게만 있는 것으로 여겨졌으나, 영장류에 이어 최근 해양 포유류에서까지 관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발견은 고래 사회에서 새끼가 공동 양육의 중심에 놓인다는 기존 연구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녹음된 음향 데이터를 분석해, 출산 과정에서 고래 사이에 어떤 소통이 이뤄졌는지 분석할 계획이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3월 26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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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인준 기자 injun94@newstree.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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