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에서 발생한 대규모 쓰나미가 해저 지진 때문이 아니라 빙하 붕괴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22일(현지시간) 스페인 환경·과학매체 에코티시아스에 따르면, 위성·지진 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그린란드 동부의 한 피오르드에서 발생한 쓰나미는 해저 지진이 아닌 빙하와 암반의 동시 붕괴로 촉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외신들은 이번 현상을 대량의 빙하와 토사가 한꺼번에 바다로 유입되며 발생한 '산사태형 쓰나미'로 설명했다.
연구진은 쓰나미가 발생한 지점의 지형적 특성이 피해 양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좁고 깊은 피오르드 구조로 인해 파도는 외해로 확산되지 못하고 내부에서 반복 반사됐으며, 이 과정에서 장시간 지속되는 흔들림이 발생했다. 이러한 진동은 수일간 이어졌고, 전 세계 지진 관측 장비와 인공위성에서도 감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쓰나미 규모는 피오르드 내부 기준 최대 수십 미터, 일부 구간에서는 약 100m 안팎의 파도 높이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일반적인 해저 지진 쓰나미보다 훨씬 큰 규모지만, 파도가 피오르드 내부에 갇히면서 영향 범위는 제한됐다. 대신 파도가 앞뒤로 반복되며 저주파 진동을 만들어내 '지구가 울리는 듯한 현상'이 관측됐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극지방 기후변화의 물리적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기온 상승으로 빙하가 얇아지고, 빙하가 지탱하던 지반의 안정성이 약화되면서 산사태와 해일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붕괴는 지진과 같은 즉각적인 전조 없이 발생할 수 있어 예측과 대응이 어렵다는 점이 지적된다.
이번 분석은 기후 변화가 단순한 빙하 감소를 넘어, 쓰나미와 같은 급격한 2차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극지방 해빙이 가속될 경우 유사한 붕괴가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피오르드와 빙하 지형에 대한 상시 관측 강화와 함께 조기경보 체계 구축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 김혜지 기자 gpwl0218@newstree.kr 다른기사보기

































최신뉴스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