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지 4주째 접어들면서 국내경제도 '비상등'이 켜졌고, 정부는 에너지수급, 물가안정 등 중동발 경제위기 대응을 위해 비상경제체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김민석 국무총리를 필두로 한 '비상경제본부'를 범부처 차원에서 구성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25일 브리핑을 통해 "최악의 상황까지 포함한 범정부 차원의 선제적 대응체계를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비상경제본부'로 범부처 원팀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비상경제본부는 기존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주재하던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총리 주재로 격상한 것으로, 산하에는 거시경제·물가대응반, 에너지수급반, 금융안정반, 민생복지반, 해외상황관리반 등 5개 실무대응반이 설치된다. 각 부처 장관이 반장을 맡아 분야별로 대응한다. 경제부총리는 부본부장으로 실무 대응을 총괄한다. 회의는 총리 주재로 주 1회, 부총리 주재로 주 1회씩 총 주 2회 열린다.
이에 발맞춰 청와대도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컨트롤타워로 두고 강훈식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제상황실을 설치한다. 상황실 아래에 거시경제 물가 대응반, 에너지 수급반, 금융안정반, 민생복지반, 해외상황 관리반 등 5개 실무대응반을 운영하기로 했다. 각 대응반은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참모가 반장을 맡아 지휘한다. 실무대응반은 매일 아침 청와대 현안점검회의에 보고될 예정이다.
미국과 이란 전쟁이 26일째 이어지면서 원유와 천연가스 등 원자재 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주요 해상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에너지 수송이 막힌데다, 무차별 폭격으로 에너지 시설들이 파괴되면서 당장 종전이 되더라도 에너지 수급이 쉽지않은 상황이 됐다. 만약 전쟁이 장기화된다면 국내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엄청나게 된다. 연료뿐 아니라 전기 등 에너지 부족, 이로 인한 물가상승 등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말도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5.1포인트 하락한 107로 12·3 비상계엄 직후였던 2024년 12월 7.2포인트 떨어진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자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항목을 종합해 산출된다. 특히 향후경기전망 지수는 102에서 89로 급락했다. 그만큼 비관론이 강하다.
전쟁의 양상에 따라 정부의 비상대응 강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미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25일 자정부터 공공차량을 대상으로 5부제를 강제하기 시작했고, 민간은 자율로 하도록 했지만 에너지 대란 조짐이 보이면 5부제는 민간까지 의무화될 것으로 보인다. '차량 5부제'에는 금융권과 기업들이 동참하고 있다. 공공주차장에 대한 5부제 출입여부도 추진하고 있다. 또 공공기관과 기업들은 퇴근과 점심시간에 PC와 조명을 끄고, 정시 퇴근하는 것을 장려하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국가들은 이미 연료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이에 조리용 연료가 없어 식당문을 닫는 곳도 있고, 차량연료를 제한판매하는 국가들도 있다. 또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휴교령을 내린 국가들도 있다. 주4일제 근무와 대중교통 운행량을 30%나 줄인 나라들도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재택근무와 카풀 확대 등 교통·항공·여행·요리·산업 분야의 10대 생활수칙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현재 전세계는 에너지 수요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에너지 부족을 겪고 있지만 않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 근무방식이나 차량이동, 전기사용 등을 제한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김민석 총리는 "이번 중동전쟁 대응을 계기로 삼아 공급망 경쟁력 강화, 자본시장 체질 개선, 에너지 구조 전환 등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중장기 과제들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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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인준 기자 injun94@newstree.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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